감사의 글

한국장학재단의 장학금을 받은 친구들의 감사 후기입니다.
학부모 고객 감사 편지(1)
[ 작성자 : 김나래 | 작성일 : 2014.06.13 | 조회수 : 3077 ]

한국장학재단 곽병선 이사장님께

 

이사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 수혜를 받고 올해 ○○대학교 ○○○○○과에 진학한 ○○○학생의 아빠 ○○○입니다.

이렇게 펜을 든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가난한 애비로서 한국장학재단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저는 컴퓨터도 할 줄 모르고 어디로 인사를 해야 할지 몰랐는데 우편물을 보고서야 뒤늦게나마 인사를 올리며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바입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눈물겹도록 힘들고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대학은 꿈도 못꿀 상황이었으나 이사장님을 비롯 한국장학재단의 큰 도움으로 우리 딸이 지금까지 학교생활 잘하고 성실하게 공부하고 있음을 전하며 늘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바라옵기는 국가로부터 장학금 수혜의 은혜를 입은 만큼 저희 딸이 장차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이 아빠는 소원해봅니다. 저는 자녀들에게 공부 잘하라고 채찍을 가하기보다는 예전과 달리 요즘 자꾸 점점 무너져가는 인성교육에 중심을 두는 편입니다. 웃어른들을 공경할 줄 모르고 선생님을 선생님으로 여기지 아니하며, 막 대들고 빗나가는 요즘 아이들을 대할 때마다 참으로 안타까움을 느끼며 여기에 대한 책임의 절반 이상은 자녀들을 지나치게 감싸고도는 부모들에게 있다고 단언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자유가 지나쳐 절제와 질서가 무너지고 방종으로 치닫는 사회악의 구조 때문인 이유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돌이켜보면 그래도 저희들이 공부할 때가 좋았고 참으로 아름다웠던 학창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무서웠던 그때가요... 저는 나름대로 아이들을 조금은 엄하게 다스리는 편이지만 사회의 변화와 그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음에 한계를 느끼곤 합니다. 기억으로는 학창시절이 엊그제인데 어느새 인생 60이 가까이 왔음을 보며 인생무상을 실감하게 되는군요.

 

한때는 왕성한 사업 속에서 삶은 작은 부도 누려봤지만 사업의 지나친 확장과 함께 때아닌 IMF를 맞으며 저희 인생은 너무나 깊은 골짜기로 곤두박질을 치게 되어 지금까지도 그때의 여파와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부도를 막기 위해 금융권,  친가, 처가, 친구, 선후배 다 영향을 주다보니 엄청난 빚더미와 함께 좀처럼 회복의 길이 보이질 않는 게 저의 현실입니다. 그때 이후로 끊임없는 불면증에 시달리며 건강했던 몸까지 무너지기 시작하더군요. 두통, 혈압, 당뇨, 신경성 위장장애, 거기에 류마티스 관절까지... 약 15년 동안 월세를 전전긍긍하며 7~8회나 이사를 하기까지(월세가 밀려 보증금 소멸) 말할 수 없는 고충을 겪었습니다. 겨울엔 보일러 뗄 엄두도 못냈고 싸구려 전기장판 하나에 세 식구를 재우며 저는 옷을 두껍게 껴입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얼음장 같은 냉바닥에서 잔뜩 웅크린채 밤을 세우기를 겨울 내내 하게 되었지요.

 

아마도 짐작컨대 그래서 뼈관절에 이상이 생겨 류마티스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단절이나 단수는 연중 한 두 번씩은 꼭 겪는 행사가 되었고, 바로 엊그제 4월 달에도 이틀 동안 단전된 적이 있습니다. 현재 3개월이 밀렸는데도 단수는 아직 조용하고... 일주일이면 2~3일씩 온 뼈마디가 퉁퉁 붓고 망치로 때리는 듯 한 통증으로 인해 밤새도록 잠 한숨 못 이뤄도 10년 넘도록 병원에 한번 못 가봤습니다. 이유는 보험을 든 게 없어서지요. 보험이라도 들어놓고 몇 개월 유지하다가 갈 생각으로 미루다보니 아무리 아파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병원은 안 가는거죠. 국민건강보험은 6백만원이 밀려 있어서 해당사항 없으리라 단념했지요. 동사무소에서 빈곤층 혜택 받으려면 병원 진단서를 떼어오라는데 일단 진단서를 떼면 다음에 보험드는데 거절당할까봐 그것도 망설여질 수 밖에요. 고3인 아들이 내년이면 또 대학 가는데 안 보낼 수도 없고 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큰 걱정이지요. 몸을 좀 움직일만하면 제가 나가서 몇 푼 버는 돈과 집사람의 작은 수입으로 월세, 공과금, 빚 갚고 나면 다른 생활은 거의 마비입니다. 저희 집엔 흔한 TV 한 대 없고 인터넷도 두어 달 넘도록 끊겨있지만 언제쯤 살릴지...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컴퓨터는 필수인데도 생활이 거의 마비상태이다보니 어쩔 수가 없는 거지요.

 

외에도 가난으로 인해 웃지 못할 일들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이만 생략하겠습니다. 실은 오늘 다른 뜻은 없고 장학금 수혜에 대하여 부모로서의 감사의 말씀을 전하려 했던 건데, 본의 아니게 쓸데없이 이런저런 저의 치부를 다 드러내게 되어 죄송한 마음이 앞서네요. 너그러이 이해 바랍니다. 저는 누구보다 인생 밑바닥을 경험했고 현실 또한 그렇지만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언젠가 다시 일어설 회복의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응원해주세요. 다시 한 번 곽병선 이사장님과 한국장학재단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이만 필을 놓습니다.

 

2014.5.28. ○○○ 학부모 ○○○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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